[어비스]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좋으련만.

 

 

믿지 않았던 거다.

 

의미없는 움직임으로 자신을 안심시키려고 하는 아이의 입술을 바라보며, 가이는 절망했다.

아직 일곱살밖에 되지 않았을 터인 아이의 어깨가 손아귀 안에서 삐꺽거린다.

아앗- 가이, 아파!

그 억지 웃음을 지워내고 싶다.

 

식은땀을 흘리며 가이는 필사적으로 루크의 얼굴위를 방황했다.

이런 루크는 모른다.

 

가이, 왜 그래? 나 괜찮으니까, 전혀 신경쓰지 않으니까-

 

-      나따위는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으니까, 응석부리지 말라고-.

 

솔직한 아이였다, 자신의 뱃속에 칼과 함께 품어 살의를 양분으로 길러낸 아이는.

거짓을 종알대며 태연히 미소 짓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끈임없이 움직이는 아이의 조그마한 입을 보고 있으면 살의가 들끓는다.

 

결국 믿지 않았던 거다.

떨리는 손아귀의 힘을 더더욱 더해오며 가이는 가까스로 루크의 눈을 마주보았다.

크게 띄어진 눈동자. 그러나 부모이자 형이자 가장 가까운 친우의 억센 손아귀가 자신의 목을 움켜쥐어도 전혀 놀라지 않겠다는 체념을 보며, 가이는 울고 싶었다.

 

어느 틈에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이런게 아니었는데, 이런게 아니었는데

 

-      더 이상 실망시키지 말아줘

-      차갑게 가라앉은 실망을 남김없이 들어내며, 아이에게 등돌려 걸어갔었다.

가이, 믿어 줘. 네가 나를 믿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가이를 믿으니까.

아이의 여린 잎사귀와 같은 눈은, 더 이상 자신의 어떤 행동에도 그 첫 아픔같은 감정은 보여주지 않는다.

 

나를 믿어줘.

오히려 이쪽이 하고싶은 말만을 거짓으로 토해내는 아이를 껴안지도 못한체

가이는 이 가늠도 할수 없게 멀어져 버린 거리를 자신의 피로 메꿀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어비스 일행들은 싫어하지만, 루크에게 소중하니까, 루크를 위하여 색안경을 끼고서라도 좋은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 씁쓸합니다. (아니, 가이의 경우는 반쯤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역시 넌 언제나 너무 '늦어' - 루크를 구원하기엔.)

 

 

by 리슈 | 2007/07/04 22:37 | 게임 | 트랙백 | 덧글(3)

[파판] 마녀 - Ending

밑의 [마녀] 포스트를 읽고 나서 읽어주세요-
그리고 저 밑에서 도대체 왜 리노아가 회까닥 돌아버렸는지는, 쌓이고 쌓였던 임계점이 폭발했다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ㅡㅜ





Good Ending:

 

 

 

 

 

 

 

 

 

그리고 마지막.

 

 

 

비틀거리며 겨우 찾아갈수 있었던 장소는 우리의 [시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넓게 펼쳐진 벌판에 꽃잎이 흐트러져 하늘로 날아올라가는 곳. 해변가 파도소리가 귁가를 스치고 다시 허공에 녹아드는 곳.

 

그래, 마지막이라면, 여기.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가리고 서 있는 네가 있어.

이데아 선생님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마치 나에게서 선생님을 보호라도 하는듯이 서서,

내 목에 칼끝을 들이덴체

내 눈에 증오도 사치인, 단지 무감정한 방해물을 보는듯한 시선을 보넨체.

 

하지만 그런 너에게서 시선을 떼어 놓을 수가 없는걸.

 

 

 

마녀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몸이 사라져 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네 칼날이 무덤덤히 내 죽음을 지켜보는 것을 느끼면서도

 

지워진 기억속의 희미한 환영이 아닌, 맑게 살아 빛나는 네 눈속에 빠져-

 

 

 

 

 

 

마지막

이렇게나 행복하게 웃을 수 있기에.

 

 

 

 

 

 

- 스퀄의 손에서라면, 죽어도 좋을 거야

 

 

 

 

 

 

 

 

 

 

 

True Ending:

 

 

 

 

 

그리고 마지막.

 

 

 

비틀거리며 겨우 찾아갈수 있었던 장소는 우리의 [시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넓게 펼쳐진 벌판에 꽃잎이 흐트러져 하늘로 날아올라가는 곳. 해변가 파도소리가 귁가를 스치고 다시 허공에 녹아드는 곳.

 

그래, 마지막이라면, 여기.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가리고 서 있는 네가 있어.

이데아 선생님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마치 나에게서 선생님을 보호라도 하는듯이 서서,

내 목에 칼끝을 들이덴체

내 눈에 증오도 사치인, 단지 무감정한 방해물을 보는듯한 시선을 보넨체.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저절로 나오는 말.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너를 내 앞에 이렇게 두고, [현실]에서 기다리고 있을 []와 너의 미래가 어떻게 끝날건지 뻔히 알고 있으면서.

 

너를 죽일 수는 없어.

 

 

-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스퀄, 네가 한 말이었잖아? 미래는 바꿀수 있다고 했잖아. 약속했잖아!

엉겹의 윤회속에서 시간속에서 나를 잃게 되더라도, 네 이름을 부르라고. 이 장소로 돌아오라고!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끝이다, 얼티메시어.

 

 

 

굵은 눈물이 깃털이 되어 날았다.

 

 

 

 

by 리슈 | 2007/06/24 00:18 | 게임 | 트랙백 | 덧글(0)

[파판] 마녀 - 단편, 리노아 얼티메시아 가설에 준하여

에, 리노아/얼티메시아 가설을 모르시는 분들은 살포시 뒤 버튼을 눌러주시길. 분노/충격/가당치 않다는 한숨을 쉬셔도 모릅니다. -_-;;





[마녀]





 

그는 토요일 오후가 되서야 돌아왔다.

 

금요일 아침, 일찍 시드 제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고 나간 그는,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살짝 미소를 보여주었었다. 언제나 시드 사령관으로써 바쁜 그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 일요일에는 억지로 끌고서라도 에데아 아주머니의 고아원으로 놀러 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안젤로도 좋아했을 것이다.

 

그는 여러 사람들의 손에 들려 라그나 로크를 내렸다.

하얀 천을 무겁게 두르고, , 퀴티스, 셀피 그리고 아바인의 손에 정중하니 들린체.

우두커니 서 있는 내 앞으로 느리게 다가온 그는, 흠뻑 젖은 나무 상자에 담긴 체 내 앞에 내려졌다.

 

하얀 천 위에 수 놓아진 발람 가든의 문장이 파랗게 시려왔다.

 

 

셀피는 필사적으로 변명을 했다.

학생들을 인선하여 벌여진 시드 수련 도중에 사건이 일어났다고. 혼자서 라면 충분히 견디고도 남았겠지만, 그는 사령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끝까지 남았었다고.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눈물로 범벅이 된 새파랗게 어린 학생들이 줄줄이 비공정에서부터 내려왔다.

내 발치에 놓인 관을 보고는 다시 와락 울음을 터트려 버리는 어린 아이들. 앵앵거리는 울음소리가 고막을 찔러왔다.

 

무너지듯 관 위로 엎드린 내 손아귀에 하얀 천이 잡혔다.

이럴리가 없어.

이럴리가 없는데

 

“…스퀄…”

숨 막히는 가슴에서 겨우 짜낼 수 있었던 건 이름 하나.

사랑하는 사람.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

과거를 현재를 미래를 모두 부정하면서도 나 만을 사랑해 주던 사람.

 

스퀄!

 

후들 후들 떨리는 손이 하얀 천을 쓰다듬었다. 길게 매끄러운 포물선을 그리며 잔잔히 수평선을 되찾는 하얀 물결. 내 손가락 사이로 날카롭게 날이 선 푸른 발람 가든의 문장이 나를 비웃고 있었다.

 

네가.. 이 안에 있다고??

 

 

 

, 사령관님이! 죄송해요! 죄송해요, 정말.. 정말 죄송해요…”

 

숨을 쉴수가 없어

 

리노아리노아, 울어도 돼. 미안해.

 

너희들이 있었으면서. 너희들이 있었으면서, 왜 그를 죽게 내버려 뒀어?

동료잖아. 친구잖아. 등을 맡겨도 되는 믿음직한 친우라고 했잖아.

 

리노아…”

 

누군가가 억눌린 목소리로, 냉정한 목소리로, 유능한 시드의 목소리로 말을 전했다.

라이언하트 사령관은 장렬하게 전사했다. 네 슬픔을 덜어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그는 끝까지 유능하고 훌륭한 시드였다.

 

 

유능한 사령관.

 

훌륭한 시드.

 

그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바랜 영광과 이름없는 명예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거짓 울음을 울어준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다고.

더 이상 내 앞에 따스한 등이 없는데

더 이상 내 옆에서 잡아줄 손이 없는데

 

아아.

 

소리 내어 울고 싶었것만

 

아아-

 

 

떨리는 내 몸 위에 손 올려 놔 주는 이는 없었다.

역시 스퀄은 이 하얀 상자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리라.

사령관으로서. 시드로서.

 

장렬히 전사하여.

 

 

 

!

거칠게 관뚜껑을 제껴열었다. 날라가는 무거운 나무판대기.

거무죽죽하니 변해버린 살결.

손 뻗어 만져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아서. 소름만 끼쳐와서.

그저 기가 막혀서.

 

못 밖힌 내 시야를 한 가득 메우는 것은 그의 몸위에서 나를 비웃고 있는 가든의 문장이었다.

 

 

죽어버렸어.

 

시드 였기 때문에.

 

 

 

 

 

 

용서 할 수가 없었다.

 

그를 사지로 몬 그들을. 순순히 그 사지로 걸어나간 그를.

쭉 뻗은 손 바닥의 마력이 시리게 응축되었다가 한 순간에 폭발했다.

그 자리에 있는 시드들은 휘몰아 치는 마력의 폭풍에 갈갈이 찢겨져 순식간에 죽었다.

철 모르는 견습들도, 함께 웃고 울던 친우들도.

 

쏟아지는 폭우가 파랗게 질려버린 입술을 얼렸다.

 

다음은 가든이었다. 라그나 로크를 탄 체로 발렘으로 날아갔다.

길지 않은 살육과 셀 수 없는 생명.

남은 두 가든의 협공이 따랐고 흩어진 시드 조무래기들도 [전쟁]에 가담했다. 극악무도한 마녀를 상대로 벌이는 세계의 세 번째 대전쟁.

 

 

 

 

왜 그는 나를 남겨두고 시드로서 전장에 나가야 만 했던 것일까.

왜 그는 시드라는 단 하나의 이유 만으로 사지로 몰려 처참하게 죽어야 했을까.

 

영광을? 평화를? 모두를 위하여?

 

그런 입에 발린 말 따위. 그런 화려하게 포장된 변명 따위.

 

왜 죽어버린 거야.

 

진득히 고인 피웅덩이에 빠진 다리는 빠지지 않는다.

계속, 계속 깊이 잠겨들 뿐이었다.

 

모두가 너무도 증오스러웠기 때문에.

 

그를 앗아간 그들을 죽이고

 

나를 죽이려고 하는 그들을 죽이고

 

나를 행복하게 해줬던 그들을 죽이고

 

 

 

 

내 이름이 생각 나지 않을 때까지

 

내가 더 이상 왜 싸우고 있는지 망각할 때 까지.

 

감당할 수 없는 마력에 영생의 저주에 걸린 체 몸이 뒤틀리고 침식되어 더 이상 옛날 천진난만 했던 시절의 모습은 찾을 수 없을 때까지.

더 이상 그런 것이 있었는지도 모를 때까지.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어느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구일까.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물론 시드를 증오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언제인지 모를 저 옛날에서부터 알고 있었던 단 하나의 진실.

 

이름이 없구나, 그러고 보니.

 

그 옛날 전설 속의 마녀의 이름을 따 왔다.

알티메시아.

 

성을 지었다. 어딘지 모르게 이곳 이어야만 한다라는 생각이 드는 장소에다.

 

- 나를 찾아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외진 대륙의 끝

 

 

- 여기 있을게

 

 

흐트러지는 꽃잎이 허망한 곳.

 

 

- 여기서 기다릴 테니까

 

 

 

가슴 아픈 곳.

 

 

 

 

 

 

- 약속이야

 

 

 

 

 

 

 

 

 

몇 백년이 지났는지 모른다.

 

이미 시드는 거의 전멸했다.

바퀴 벌레 마냥 자꾸 기어들어오는 흰색 제복의 시드 조무라기들 만을 빼놓고는 살아 남은 자는 없었다.

하지만 더. . 몸은 더 많은 시드의 피를 원하고 있었고, 나는 살아 남은 시드를 찾아 헤매었다. 이미 [현실]은 페허가 되 버린지 오래. [미래]는 분명히 내가 만들어낸 시드가 없는 세계.

하지만 아직 [과거]가 남아있었다.

 

[정션-머신 엘론]을 찾아냈다. 과거로 갈수 있는 기계. 하지만 부족했다. 힘이 부족했다.

 

혀를 차며 우선은 옛 대국 [에스다]의 마녀의 몸 위로 빙의했다.

이 시대에는 시드가 넘쳐났다. 몸 서리 치도록 많은 시드들. 하지만 아니다. 시간 그 자체를 없애 버리면. 시간 그 자체를 없애 버리면, 세상이 멸망해 버리면 그거야 말로 확실하게 시드를 없애는 방법이 아닐까.

기억이 허용하는 시간동안 처음 지어본 미소였다.

 

 

 

기계의 원본인 계집아이를 찾아 사람을 풀었으나 소득은 적었다. 계집에게 신경을 너무 쓰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어이없이 인간들의 계략에 빠져 봉인이 되고 말았다.

눈빛이 매우 거슬리는 남자였다.

 

눈빛도

 

턱선도

 

콧날도

 

 

존재 자체가 무척이나 거슬렸던 남자.

 

 

 

 

 

 

 

 

메트론…”

 

같은 눈빛.

 

같은 얼굴. 같은 공기로 에게 말을 거는 청년이었다.

 

 

꽃잎이 한장 한장씩 뜯겨나가는 화려했던 가든의 봉우리 속에서 만난 사람.

정말로 거슬려서, 존재 자체가, 말투 하나가, 칼을 잡는 자세 조차도 정말로 눈물이 날 정도로 화가 나서, 무턱대고 공격을 해대었다.

뼈 아픈 실수. 두번이나 지다니! 인정 할 수 없었다. 이를 갈며 다시 몸을 바꾸어 나의 기사에게 다시 명령을 내렸다. 세번째 실수는 없으리라.

 

 

겨우 진정이 된 후에나, 이 새로운 을 돌아볼 생각이 들었다.

 

이상했다.

거부 반응도 없는, 그저 평온한, 고요한.

불쾌한 느낌.

 

형용할 수 없이 불쾌하고, 너무 편하다 못해 불편하고,

가증스러운 순진함에 치가 떨리고 어리숙한 명랑함에 화가 치솟고 정말로 너무 너무 아늑하고 편안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서

 

두렵고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도저히 그럴 상황이 되지 못했다. 이 새파랗게 어린 몸은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을 내게 주었고, 나는 도망치고만 싶었다.

 

잠시 잠을 자기로 했다.

 

 

 

 

 

 

 

 

줄 곳, 따뜻했던 것 같았다.

 

 

 

 

 

[미래따윈 필요없어-

 

지금만을 원할 뿐이야. 지금이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어, 그냥, 여기서 당신과 영원히-]

 

 

 

 

 

 

 

 

 

 

 

 

 

 

 

 

 

 

 

 

 

 

 

나른한 환청.

 

 

검은 날개를 활짝 핀체 옥좌에 앉아 나는 생각했다. 아주 오랫동안 건드리지 않았던, 내 기억속 금기의 영역.

 

나는, 누구일까.

 

어째서, 이러고 있는걸까.

 

까만 깃털이 사뿐- 공기를 타고 텅빈 무도회장으로 춤추며 내려갔다.

 

- 네가 여기서 제일 잘 생겼는걸-

 

무심히 내게는 너무 큰 날개를 뒤돌아 보았다. 핏물을 너무 많이 빨아들인 듯이 검붉은 날개. 예전에는좀더 다른 색이 아니었나?

 

- 정말? 복사본이 아니라, 진짜를 내가 가져도 되는거야?

 

까만 손톱을 길게 기른 내 손에 끼어진 반지를 보았다.

그리버. 최강의 G.F. 내 머리 속 가장 깊은 곳을 점령하고 앉아, 끝없는 안식과 망각의 축복을 가져다 준 나의 수호신.

기억나지도 않는 저 옛날부터 나를 지켜준 나의 라이언.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나의 기사.

 

누구에게서?

 

 

- 떨어지는 유성

 

 

상념은 깨졌다. 결계가 발동하는 감각에 나는 보이지 않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고개를 내렸다.

드디어 기어들어 왔군. 버러지 같은 시드들.

쓸데없는 생각들은 나중에. 시드가 없는 세상을 만든 후에 해도 늦지 않으리라. 나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옥좌에 느긋하게 기대었다.

 

대리석 홀에 떨어진 새까만 깃털이 흔들렸다.

 

 

 

[스퀄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 스퀄의 검이 내 심장을 뚫을거야.

 

스퀄만이, 나를 죽일 수 있을거야.]

 

 

 

 

 

 

 

 

그리고 마지막 문이 열렸다.

 

 

하나씩, 내 밑 문가에 정렬하는 그들이 혐오스러웠다. 더러웠다.

“…시드. 시드, 시드, 시드, 시드!!!

치가 떨리는 이름. 뼈속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린 증오는 내 몸을 떨려오게 만들었다. 그 근원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저주받을 시드! 버러지 같은 것들이 주제를 모르고 꿈틀대는 구나! 내 오늘 확실히 종지부를 찍어주지! 모두다 죽어버려!

뜨겁게 달궈진 살기가 목을 죄어오고 있었다. 그래그리고 시작은

너희들부터 시작하지. 마음껏 발버둥 쳐보라고.

 

모두다 죽일 자신이 있었다.

 

 

 

 

 

 

파랗게 시린 검신이 몸속 깊은 곳으로 후벼파고 들어왔다.

아아악!

손목을 튕겨 표독스럽게 쏘아낸 마력이 청년의 어깨를 강탕했다. 뒤로 나동그라진 그가 일어나는 동시에 옆의 소녀에게서 큐라가가 발동된다. 나는 잠시 뒤로 몸을 뺄 수 밖에 없었다. 총탄을 막아주는 실드도 이제 조금 밖에 버티질 못한다.

 

이럴 수가.

수치심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이런 버러지들에게 이런 꼴을 당하다니! 입가의 피를 거칠게 닦아내며 나는 몸을 떨었다.

이럴 수는 없었다. 조금만조금만 더 하면 온 세상의 시드가 다 사라지는 건데

 

“…그리버!!!

사납게 손에서 반지를 빼며 마력을 끌어모았다. 이미 피폐해질데로 피폐해진 몸에서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마력이 해일처럼 밀려왔다. 그리버. 나의 가디언.

너라면 내 소원을 들어주겠지? 이런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세상에서, 시드같은건 다 없애 주겠지? 다시는 장렬한 전사운운은 못하게 만들겠지?

 

 

 

- 추억따윈 되고 싶지 않아. 과거형으로 내 이야기를 하게 놔두지 않겠어!

 

 

 

누가언제 한 얘기더라?

 

 

 

 

 

 

 

 

 

 

 

졌다.

나를 위해 싸워주던 그리버가 졌고, 거기에 광분한 내가 정션한 그리버와 나의 합성체까지도 져버렸다.

 

믿을 수가 없어.

 

몸뚱아리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넘쳐나던 마력은 격렬한 전투에 드디어 주인을 먹어버리고 말았다. 영혼체만을 마력으로 보호한체, 나는 마지막 싸움을 하고 있었다.

 

상관없어. 죽는다고 해도, 죽는다고 해도

이런 세상, 이런 시드, 이런 아픔 다 없애 버릴 수 있다면

 

 

죽어라 마녀!

 

파동탄이 급소를 노리고 정확히 강타했다. 인간이었다면 치명타였겠지만영혼체인 나에게 그런 것은 급소니 하는 것은 무의미 하겠지.

 

저기 서 있는 저 소녀도 마녀였다.

마녀와 시드.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나란히 서있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눈에 거슬렸다. 갈갈이 찢어버린뒤에 허망히 남은 잔재에 목 놓아 웃고 싶었다.

 

어덯게 저렇게 순진하게

명랑하게

 

새하얀 날개를 활짝 피고

저렇게 행복하게-

 

소녀의 앞을 청년이 막아섰다.

기사.

 

아주 오래전에 들어 본 것 같은 낡은 단어.

온 몸으로 그녀를 보호하겠다는 듯이 막아선 자세에 빈틈은 전혀 없었다.

너덜 너덜 바래진 기억의 한 구석에서부터 무언가가 울컥 치밀어 올라왔다.

나에게도나에게도

 

[아포칼립스!]

 

무시무시한 중압감이 그들을 덥치는 것과 동시에 나는 소녀에게 전력을 날렸다. 용서할 수 없어. 저런 순진함 따위,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

푸른 불꽃이 춤추는가 했더니 바로 전력은 칼날의 검신을 타고 분산되었다.

같은 불꽃을 지닌 눈이 나를 직시하고 있었다.

 

- 나도옛날에는

 

 

저 시드의 이름이뭐였더라?

 

 

 

 

[무너지고 있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솟구쳐 올라오는 애원은, 이미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을기억하라…”

 

 

- 네가 이 곳에서 가장 잘 생겼는걸

 

텅빈 무도회장

 

너의 느낌감정…”

 

 

멈추어버린 공기가 멤도는 입술

 

 

- 내 옆에만 꼭 붙어있어

 

하얀 백사장의 모래가.

몇백년에 걸쳐 파도만 넘실댔던 그 해변의 모래가.

 

- 약속이야?

 

한알갱이

한알갱이씩

모래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깊숙이 파여있던 숨겨진 맹세를 다시 덧쓰려는 듯이.

 

- 약속이야.

 

달싹거리는 입술사이로

힘 없는 신음이 세어나왔다.

 

- 날 좋아하게 되라~ 좋아하게 되라~

 

 

 

- 밤바람에 흩날리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검은 어둠을 가로지르는 빛나는 유성에 미소를 머금고 테라스의 차가운 돌난간을 밀어내며 너를 향해 돌아 돌아 돌아

 

 

너무나도 사랑하는 네 얼굴에 부드럽게 떠오르는

 

 

 

- 리노아

 

 

 

 

 

 

 

 

 

추락.

 

 

 

 

 

 

 

 

 

시간은…”

 

울고 싶었다.

 

기다려주지 않아.

 

울고 싶었다.

 

아무리 손안에 잡아두고 싶어도

 

울고 싶었다

 

“…모래처럼 흘러나가고야 말아.

 

 

 

 

떨어지는 별똥별

 

 

죽어라 마녀-!!!

 

 

흩트러진 꽃잎

 

 

그리고…”

 

그리고.

 

 

 

- 마녀라도괜찮아?

 

 

- 마녀라도괜찮아.

 

 

 

 

네 웃음-

 

 

 

 

 

 

 

 

 

아아.

핑 도는 미소-

 

 

몸을 가차없이 양등분 하는 시린 건 블레이드의 칼날.

 

 

 

 

 

- 스퀄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 스퀄에 손에라면, 스퀄의 검이 내 심장을 가른다면.

 

- 스퀄의 손에라면, 죽어도 좋을거야.

 

 

 

 

 

 

악독한 마녀의 심장을 꽤뚫은 기사를 축복이라도 하듯.

순백의 섬광이 터져나와 온 세상을 메꾸었다.

 

 

 

 

 

 

 

 

 

 

 

아아. 이렇게 되는 거였구나.

결국은 이렇게 시작되는 이야기였어.

결국은 이렇게 끝나고 말 이야기였어.

 

흘러내리지 않는 눈물을 이미 처참하게 찌그러진 눈망울 안 가득 머금은체

리노아는 손을 뻗었다. 아지랑이 일렁이듯 닿지 않는 곳에 그가 있었다.

 

 

나의 기사. 나의 사랑. 나의

 

그리고 그 옆의 순백의 나.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

 

 

- 닿을 수 없는 손가락 끝

 

그리고 사라져가는 [현실]

 

- [마녀 얼티마시아-!]

 

[미래]

 

- 내밀어 보인 손위에서 빛나는 그리버

 

[과거]

 

스퀄.

 

 

딱딱히 굳은 내 존재를 지워버릴려는듯 사나운 기세를 몰아 이제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시간]은 좁아졌다.

 

다들 자신의 시간의 찾아 돌아가 버린 이 장소에서, 더 이상 설 곳이 없는 이 시간에서.

나는어디로?

 

 

 

- 여기서기다릴께.

- 약속이야.

 

 

 

 

참담히 꿇어앉아

나는 오열했다.

 

 

 

수백년간 꺼내보지 못했던 네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

더 이상 타오르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게 될때까지, 정말로 네가 내 앞에 있기라도 하듯이.

 

 

 

 

 

 

 

 

by 리슈 | 2007/06/24 00:14 | 게임 | 트랙백 | 덧글(0)

내과실습중

한국 연수 갔다 왔습니다. 사실 온지 한달쯤 되지만.
여러가지 재미있는 사람들, 상황들을 많이 보고 왔습니다. 유익한 시간 이었어요. 동시에 '역시 다르구나' 하고 느끼게 해준 시간들이었습니다. 역시 잠깐 놀러갔다 오는 것과, 일하러 갔다 오는건 다른것 같아요.
동시에 집떠난 서러움도 많이 맛 보고 왔습니다. -_-;; 가장 큰 문제점은 배고픔!!!
어째서 취사가 안되는 거냐 무악학사.... orz 편의점 삼각김밥이란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가 봅니다. 덕분에 굶주리지 않고 연명...(먼산) 그건 그렇고 닭다리 하나를 air-tight 패케지에 넣어서 파는 나라는 우리 나라밖에 없을거다.
그러면서 저녁만 되면 신촌으로 뛰어나가 저녁에 술. 이러니 건강이 나빠지지. 하지만 역시! 한국 술안주라는건 예술의 경지에 올라가 있는거군요. 서비스라는 계념자체가 없는 나라에서 온 사람으로는 감동의 츠나미. 닭갈비 맛있어...orz

밤벗꽃도 봤고, 유채꽃에 복숭아꽃, 진달래에 개나리까지. 십사년동안 보지 못했던 봄꽃들 사진만 정신없이 찍고 왔어요. *-_-*

일본 여행도 갔다 왔습니다. 오사카 쿄토, 나라를 돌았는데요, 쿄토는 정말로 코너만 돌면 문화역사지가 있더군요. 좋은 역사책이라도 하나 사갈걸, 그래도 가이드 언니 설명이 재미있어 좋았습니다. 누가 재미있는 일본 역사책 아시면 추천좀 해주세요 ;ㅁ;



[사진은 헤이안 신사. 파아란 하늘에 주황색이 참 새콤하더군요. 근데 왜 하필이면 주황색일까. 주황색소가 얻기 쉬운가.]

나름대로 두근두근 이참에 갈고닦아 온 (...) 일본어 실력을 발휘해 볼까! 하고 갔는데, 역시 자신이 좀 없어서 처음에는 영어로 시작했습니다. 청수사에 수학여행을 온듯한 초등학교 아이들 (노란 모자가 귀엽...) 하나 붙잡고 시험삼아
"Are you a primary school student?"
라고 물었죠. 순간 경직되는 꼬마 사내아이의 얼굴과, 옆 친구들의 일그러지는 표정. -_- 허둥지둥 주위를 둘러보더니, 가장 옆에 있는 친구를 붙잡고
「どうしよ!!どうしよ???どうすればいいの??!」
-ㅁ- 순간 폭소. 귀여워라.

일본인 운전수아저씨에게 아무 생각없이
「はらへった~」
라고 했다가 '아가씨에 어디서 그런 거친말을!!! 가르쳐준 친구가 누구야!' 하는 소리나 듣고 -_-;;
아무튼 재미있었습니다.


____________

덤으로 요즘 빠진 게임 리스트:

테일즈 오브 더 어비스
- 명작. 명작. -_- 테일즈 시리즈 이제까지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건 정말... 리뷰 곧 올리겠습니다. 아무튼 말이 필요없는 게임. .....영어게임은 물론이고 성우목소리를 듣고 싶어 일본원판까지 사버렸어... orz

제노사가 3 also sprach zarathustra - ....아쉬워요 ;ㅁ; 정말로 아쉬워. 훨씬더 좋은 게임이 될수있었을텐데, 역시 6부작을 3부작으로, 그것도 2부 끝난다음에 줄인것은 무리수였군. 게임 하는 동안 계속 뭔가 설명서 읽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연출이 심각하게 부족해, 연출이...orz

디지털 데빌 사가, 아바탈 튜너1 - 아직 두시간째. ...근데 좋군요, 이거. 사실 이런 sci-fi 미래물 별로 좋아하는건 아닌데, 분위기에 연출에 성우에! 뭔가 마음에 드는게 기대해도 될것 같습니다 +_+








by 리슈 | 2007/06/17 15:59 | 이것저것 | 트랙백 | 덧글(6)

[감상] 원피스 430화



장렬하게 갔습니다. 저번화 보고 어이없어 했던거 용서해줘, 메리. 이럴줄 알았으면 전혀 불평 안했을거야.

의외로 담담했던 소게킹. 불타오르는 추억을 보며 루피에게 대꾸했던 그말은, 넌 다시 떠난단 이야기냐! (가지마앗!!!)

(고) 메리호 사후 이렇게 빨리 얘기하는건 미안하지만, 역시 관심일수 밖에 없는 다음 배. 한가하게 워터7에 남아서 배 짤 시간은 없을테고, 만들어져 있는 배를 한척 가져가야한다는 이야기인데... 프랑키의 (아마도 2억을 부어넣었을) 배틀 프랑키 일까나, 아니면 아이스버그씨의 비장의 한척일까나. 어느쪽이던 선대 톰씨와 마찬가지로 [해적왕의 배를 만든 자] 로써 세계정부의 적이 될겠군. 길었던 [워터7]과 [에니에스 로비] 아크가 사실상 끝난 지금, 그래도 가장 가능성 높은 새 동료는 프랑키 일까나. 개인적으로 파울리를 지지했지만, 프랑키도 그리 나쁘진 않을듯.

무엇보다 지금 관심사는 뒷풀이 -_-!! 한 장이 끝날때마다 나오던 수많은 뒷얘기들. 그동안 샹크스는 흰수염과 접촉을 했는지? 에이스는 도대체 언제 검은수염을 잡을 것이며, 그 검은수염은 그동안 다른 1억 이상의 현상금이 걸린 수배자를 찾아, 칠무해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는가!
무엇보다 포네그리프를 읽을수 있는 니코 로빈을 데리고 있는 [D의 일족]인 루피에 관해, 세계정부는 도대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고대왕국은 부활하는가?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지만, 이번화는 무엇보다,

안녕, 고잉 메리 호

입니다. ;ㅁ;








 

by 리슈 | 2006/10/04 14:13 | 원피스 | 트랙백 | 덧글(6)

[잡담] 피규어

시험공부덕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orz
그래서 애니메이션 금단 증상으로 생존이 위험하다는걸 느끼고, 친구랑 도심에 피규어 쇼핑을 갔었습니다. (먼산)
그래서 발견한게 바로 이 멋진!!!




세라스 빅토리야양의 피규어!!! (주르륵) 사, 사고 싶어... 하지만 $89이라니, 거금이다. 피규어라면 이정도 하지 않으면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역시 거금이다 orz 하지만 역시 지를것 같습니다. 집에 있는 피규어라곤 선장님의 멋진 모습뿐. 아니, 그거라도 충분히 멋지지만...

검붉은 선장코트가 휘날리는게 눈물나게 멋지지만...

살기 만땅인 눈빛도 감동이지만....

...취소. 역시 선장님 하나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외로우실지 모르니 한국가면 몇개정도 더 살것 같습니다.

by 리슈 | 2006/10/01 16:53 | 트랙백 | 덧글(7)

[파판] 파판8의 복선 - 라그나의 정체


스포일러 주의!!!
 


하지만 리슈가 파판8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 바로 숨겨진 비빌(일까나) 두개 때문이다. 첫째는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스퀄 라그나 관계이다 (이제와서 '하늘은 파랗다!' 라고 얘기하고 있는건 압니다만 -_-;; 우선 집고 넘어가겠습니다.) 맹하고 대책없는 엘론-패치인 이 아저씨는 스퀄의 친 아버지. 게임에서는 한번도 명확히 말한 적이 없으나, 꽤나 큼지막한 암시들이 여기 저기 널려있다. 리스트를 내보자면:

1.       라그나와 레인은 결혼한 사이. 레인의 수양딸은 엘론. 라그나는 레인과 결혼후 얼마 지나지 않아 떠나고, 남겨진 레인은 사망한다. 엘론은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스퀄은 아주 어렸을때 고아원으로 왔다고 하며, 엘론을 누나라며 (다른 아이들도 그러지만) 유독 가깝게 따라다닌다. 추측하건데 레인의 사망이유는 출산이며, 이때 낳은 아이가 스퀄이 아닐까.

2.       스퀄의 성은 레온하트 레인의 결혼 전 성이다. 갑자기 나타나 사랑스런 레인을 먹어버린 외부인 라그나를 싫어하던 (이 외지인들을 향한 증오는 게임내에서 상당히 여러번 강조된다) 마을 사람들이 라그나의 성이 아닌 레인의 성을 주며 엘론과 함께 고아원으로 보내 버린게 아닐까.

3.       스퀄의 피 맛을 본 뭄바들은 라그나! 라그나!라며 그를 둘러쌓고 좋아한다. 뭄바들은 피로 사람을 구별한다지.

4.       엘론은 스퀄을 라그나의 과거로 보낸다. 딴녀석들은 아무렇게나 보내도, 스퀄은 언제나 라그나다. 증거로는 미흡하지만, 게임상 무슨 관계가 있지 않으면 이렇게는 하지 않았을 거다.

5.       스퀄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라그나.

6.       게임 끝부분에 드디어 만나게 된 와드와 키로스는 스퀄을 보며 한마디씩 던진다. 어머니를 많이 닮았구나아버지를 닮지 않아 다행이야. 거기에 결정타로 라그나도 한마디 이 일이 끝나면 우리 둘이서 오붓이 얘기를 하자. 네가 거절한다면, 그것도 이해하겠지만…”. 와드와 키로스는 스퀄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둘다 알고 있다. 게임상 이 경우에 해당하는 여성은 지극히 적다. 레인과 줄리아 정도? 줄리아는 딴 남자와 결혼했으니 결국 남은건거기다 저 죄지은것 같은 라그나의 발언. -_-

, 생각나는건 이정도. 더 있으면 얘기해 주시길.

 

저 유명한 비밀아닌 비밀 다음은 거의 공식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궁금하게 되는것은, 도대체 라그나의 정신머리는 어떻게 됬길래 잠깐 일 처리하고 집에 갈께~했으면서 17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냐는 거다. 결국 스퀄은 고아로서 설움을 당(했을려나)하며 컸고, 시드에 들어가 피튀기는 전투를 하며 벌어먹는 소년가장이 되었다. 스퀄의 꼬이고 또 꼬인 뭣같은 성격도 어린시절 격은 이런 고생으로 인해 생겼다고 한다면, 라그나의 책임은 크다고 하지 않을수 없다. (솔직히 유전상 스퀄은 라그나의 성격을 닮아야 한다. .상상해 봐라. 변화가 무섭지 않은가?) 버림받았으면서 버림받았다고 느끼지 못한 아들과, 버렸으면서도 버리지 못한 아버지의 관계가 의미심장하다. , 이건 나중에 적기로 하고.

 

 

by 리슈 | 2006/10/01 16:43 | 게임 | 트랙백 | 덧글(2)

[잡담] 약값

5학년 기말고사. 말은 기말고사지만 이걸로 취직이 결정됩니다 orz
6주 남은 덕에 정신이 오락가락 학우들 사이에 전파가 찌릿찌릿 여러가지 복잡하지만, 어떻게든 해내가고 있습니다! (헤죽). 열심히 하잣!


아, 저번에 응급실은 anaphylactic shock 때문이었는데, 심한 알레르기 증상이라고 해야 하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멀쩡해요 :) 암튼 교과서에서 본 증상이 그대로 나타나는걸 느끼며
'헤에~ 신기... 가 아니라 잘못하면 골로 가겠군'
라고 생각하며 거실에서 TV 보시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아빠, 나 응급실. 기도가 막혀오는데요.'
등등 두근두근 콩닥콩닥 판타스틱한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 안좋은건 200불짜리 아드레날린 자동주사기를 사야 한다는 것. 비싸 -_- 돈 없는 사람은 죽으라는 거냐.

심심하니 집어넣은 밑의 그림은, 명작 ICO 의 후속작 비스무리한 Shadow of Colossus (원제 완다의 거상). 저 커다란 비행생물에 어떻게든 올라타 단검으로 죽여야 한답니다.


by 리슈 | 2006/09/12 15:45 | 트랙백 | 덧글(3)

[파판] Final Fantasy VIII - 캐릭터 감상 2


세이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등신. -_- 알고보면 불쌍한 녀석. 주인공보다도 더 엣된 순정으로 어린 시절 동화책 보며 반짝거렸던 나는 마녀를 지키는 기사가 될거야!의 꿈을 품고 십몇여년을 살아온 이 시대의 순정남. 참 불쌍하다, 정말. 아니, 세뇌된 탓도 있지만, 처음 보는 마녀말고 두번째로 보는 마녀만 따라갔어도 주인공은 스퀄이 아니라 너였어. -_- 리노아와 처음 사귄것도 이 녀석이고, 스퀄과는 운명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끈하나 잘못 만나 졸지에 라이벌은 세계의 영웅이 되는 동안 마녀의 개로 전락해 버린 남자이다. 사실 이 녀석이 꿈꿔 오던것은 스퀄의 역활일텐데 말이야. 하지만 얼티메시아가 그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을 주었더라면, 그런 마음이 남아있었더라면, 이 불쌍한 소년은 상관하지 않았으리라. 자신이 맞은 역활이 착한 마녀를 지키는 성스러운 기사이건, 검은 날개의 마녀와 함께 타락하는 누더기의 기사이건.

끝까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고, 오만한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어서 흐뭇한 캐릭터이다.

 

시드

아내가 갈바디아 정권을 장악하는동안,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 채권자에게 갈굼 당하는 불쌍한 사내. 아직 이십대의 미모를 간직하는 에데아가 남편의 나오는 맥주배에 질려 변모했을 가능성 큼. -_- 이 남자, 자신의 양자/양녀 (비스무리한) 아이들이 서서히 기억을 잊어가며 자기 아내를 죽이는 살인병기들이 될 길로 인도했다. 17살 머리에 피도 안마른 소년에게 비슷한 나이의 세뇌 살인병기(시드라고 읽는다)들의 지휘권을 휘리릭 넘겨준 무책임 중년. 아내니까 못 죽이겠다는 거냐. 솔직히 가든전쟁 끝나고 스퀄만 명목상 사령관으로 덩그런히 남겨두고 이녀석이 사라졌을때, 원망 많이 했었다. 나보고 뭘 어쩌라고?!!

바꾸어 생각했을때 아내가 이야기 해준, 스쳐지나간 장신의 청년. 조그만 푸른 눈의 아이가 장성하여 맞게 될 역활, 세계를 건 사투. 마녀의 최후. 그리고 시드와 가든의 설립을 마음에 두고 이미 실현된 미래를 뒤풀이 하는 심정으로 넘겨줬을 수도 있겠지.

 

에데아. 저 얼굴에 40대라는 설정덕분에 마녀는 불노불사이다, 아니면 적어도 불노이다~ 라는 가설을 더욱더 뒷받침해주는 캐릭터. 어느날 뒷마당에 떨어진 나쁜 마녀의 힘도 덥썩. 같이 떨어진 머리에 칼빵 있는 불량소년의 말도 덥썩. 덕분에 멋진 가든이 셋이나 생겨나고 남편은 채권자들에게 ㅤㅉㅗㅈ겨다니는 불쌍한 신세가 되다. 서서히 얼티메시아에게 정신을 좀먹혀버린 불운의 매트론.


라그나

라그나 씬의 전투음악은 리슈가 제일 좋아하는 전투음악중 하나다. 한번은 이게 듣고 싶어서 bite bug와의 전투시작시키고 그냥 계속 켜놨을 정도. 쥴리아와의 사랑은 풋사랑의 상큼함이 있었고, 스퀄과 이녀석(비록 본인은 자각 없지만)의 만담은 리슈로 하여금 폭소하게 만들었다. 헐렁해 보이지만 믿음직스러운 대통령이고, 무엇보다 무지하게 운이 좋은 사람. 남녀노소 외계생물 할것없이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철부지 소년같다. 좋아했다. (이녀석이 천괴성이라도 되나). 하지만 모든 진실을 알게 ㅤㄷㅚㅆ을 때에는

무책임한 남자다, 이 사람은. 세상에 둘도 없는 겁쟁이. 도저히 돌아오지 않은 이유를, 적어도 나중에 찾지 않은 이유를 리슈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었고 또 용서하기도 힘들었다. (능력의 유무는 논하지 않겠다. 명색이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이란 작자가, 능력이 없었을리가 없다. 라그나 자신도 그런 말은 꺼내지 않았다)

물론 이녀석이 그러지 않았다라면 파판8의 이야기 자체가 성립이 안될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라그나의 행동이 정당화 되는건 아니다. 무엇이 그렇게나 무서웠을까. 낯선 이름이 적혀진 묘비? 울먹이는 작은 소녀? 빤히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와 똑같이 생긴 얼굴?




-----------------------------------

아팠습니다. 응급실, 일할때는 몰랐는데 환자가 되니 무섭기 그지없는 곳이더군요. 아는 병이고 아는 약인데도, 왜인지 당사자가 되니 낮선 영역에 들어온것마냥 어색했습니다. (갑자기 의사랑 간호원들이 무서워보여 -_-;;)하지만 이제보니 좋은경험입니다. 환자의 입장이 되어, 뭔가 깨닳은 느낌일까나. (거창하지만)
아무튼, 일주일 기념(...)으로 친구랑 칵테일 마시러 나갔다 왔습니다! 뭘 시켜야 할지 몰라서 (이제까지는 친구가 만들어주는 칵테일 홀짝홀짝 마시기만 해서) 그냥 친구에게 부탁했습니다. 미도리 좋아요, 미도리.


by 리슈 | 2006/08/14 19:20 | 게임 | 트랙백 | 덧글(9)

[잡담] ID 및 감상



Infectious diseases 를 하고 있는 덕에, 혈관에 오글오글 박테리아/바이러스등등이 기어다니는 사람들만 자꾸 보고 있습니다. 저번에 Lab로 내려가서 Fungi도 봤는데, Aspergillus 가 색이 푸르스름하니 너무 예쁘더군요. 똑같은 사진을 찾으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 ㅡㅜ 붉은걸로 만족해 주세요.
Consultant가 반미감정이 세신지라, 라운드를 돌다 보면 별별 이상한 이야기가 다 나옵니다. 미국에서 연수오신 의사분들, 전부 안습... ;ㅁ;  걸핏마다 하시는 말씀이 '이라크에 폭격도 하는데, 이런것도 못하나!!!' 선생님 원츄 ㅠㅠb


요즘 기대하고 있는 게임:
 Kingdom Hearts 2: 어둡게만 나와라. 킹덤 하츠1의 뒷통수를 사정없이 갈겨버려랏!
 Xenosaga III - Also sprach Zarathustra: 케이오스 정체가 풀어진다고 하던데. 알베르도는 도대체 어째서 살아있는거냐
 파판12따위 머리속에서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짤막한 감상:
  PotC: 망자의함: 죠니댑 여전히 멋짐. 하지만 감상은 3까지 보류. 스토리가 좀...
  원피스: 기어2 최고. 3은 경악. 하지만 여전히 원피스-스러우니 용서가 됨. 덕분에 [루피가 바보가 아니었다!] 류의 스레드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흐뭇.
  허니와 클로버: 야마다 고! 마야마따위 지끈 밟아버렷
  Artemis fowl: 도대체 다음탄은 언제 나오는거냐... 점점더 이상해져가고 있긴 하지만, 끝은 내야 할것 아니야, 끝은! (버럭)
 트라이건: 목사님 가버리신뒤 케세라세라가 되버렸지만... 이 바보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봐야 하기에. 다음편 나온덴다! :D
 헬싱: 아그라 화이팅. 우선 오바이트 부터 그만하고 다시 삼켜라, 아카드.
 환상수호전10: 사야 겠구나.
 Subtle knife: 사버렸습니다. 옛날에 읽었던 책이지만, 남은 추억이 아련해서. Northern light는 설정은 좋았지만 여자아이가 싸가지 없어서 별로였고, Amber spyglass는 좋지만 역시 윌의 첫등장이 좋았기에 :D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역시 제일 좋은 장면은 그 마지막 공원 벤치랄까...
 The Other boleyn girl: 이 작가 술술 읽혀지는게 마음에 들긴 하는데, 별로 기억에 남지는 않는군요.
 The rule of four: 요즘 나오는 다빈치 아류작보다는 좋겠지.

하지만 정작 작가 이름 열심히 외워서 도서관에 가면 책이 없습니다. 도대체 키위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도서관에만 들락날락 하는 것인가. 왜 좀 이름있는 책은 한두달 정도는 거뜬히 예약이 되 있는거야! (버럭) 아니, 지금이 책 읽을 시기가 아닌건 리슈도 잘 알고 있지만... -_-;; 공부 하자니 딴생각이 자꾸 나서.


하지만 요즘 애독서는 Guide to Pathogens and antibiotic treatment. Selwyn Lang 저서.
셀윈씨와 너무 가까워 지는것 같아서 슬픕니다. (내 삶 돌리도)

by 리슈 | 2006/07/30 16:58 | 이것저것 | 트랙백 | 덧글(7)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